성공사례

혼인관계 파탄 후 제3자와의 성적행위를 이유로 제3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한지

작성자
mozart69 mozart69
작성일
2023-07-30 10:45
조회
11

[사실관계]

원고와 소외A는 1992. 10. 경 혼인신고를 마치고 법률상 부부로서 생활하다 경제적인 문제, 성격 차이 등으로 불화를 겪었다. A는 원고로부터 “우리는 부부가 아니다.”라는 말을 듣고 2004. 2. 경 가출하여 이때부터 별거가 시작되었고, 원고는 그 후 A를 설득하려는 별다른 노력 없이 A를 비난하면서 지내왔다. 결국 A는 2008. 4. 경 원고를 상대로 이혼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2008. 9.경 이혼판결이 선고되었다.

[당사자들의 주장]

이에 원고가 항소하고 2008. 11.경 A를 상대로 이혼청구의 반소를 제기하였는데, 그 항소심에서 2010. 6.경 ‘본소 및 반소에 의하여 A와 원고는 이혼하고, 본소 및 반소의 위자료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라는 내용의 판결이 선고되었고, 2010. 9. 경 이에 대한 원고의 상고가 기각됨으로써 그래도 확정되었다. 한편 피고는 2006. 봄경 등산모임에서 A를 알게 되어 연락을 주고받고 금전거래를 하는 등 친밀하게 지내왔는데, 위 이혼소송이 항소심에 계속 중이던 2009. 1. 경 밤에 A가 홀로 거주하는 집에 찾아가 A와 애무하는 등 신체적 접촉(이하 이 사건 성적행위라고 한다)를 하였다. 이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법원의 판단]



부부가 아직 이혼하지 아니하였지만, 실질적으로 부부공동생활이 파탄되어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상태에 이르렀다면,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성적인 행위를 하더라도 이를 두고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유지를 방해하는 행위라고 할 수 없고 또한 그로 인하여 배우자의 부부공동생활에 관한 권리가 침해되는 손해가 생긴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이러한 법률관계는 재판상 이혼청구가 계속 중에 있다거나 재판상 이혼이 청구되지 않는 상태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변호사의 평석]

대법원은 이 사건 성적 행위가 발생하기에 앞서 이미 원고와 A의 혼인관계가 이미 파탄되고 파탄상태가 고착되어 원고와 A 사이에서는 더 이상 부부공동생활의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아 위 성적 행위 당시 원고와 A 사이의 이혼소송이 확정된 것이 아니더라도 피고가 원고와 A 사이의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방해한 사실이 없다고 보았다. 즉, 재판상 이혼을 인정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에 있어 유책주의와 파탄주의가 서로 대립하는 가운데, 위 사건은 그 동안 일관되게 유책주의만을 인정해 오던 대법원이 파탄주의를 채택한 것이 아닌가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이다. 그러나 위 대법원 판례 이후의 사정을 살펴볼 때 파탄주의 수용에 대한 사회적 요청에 따라 우리 법원이 파탄주의를 부수적으로 고려하고는 있다는 점은 별론으로, 전적으로 파탄주의만을 근거로 이혼판결을 하는 것은 여전히 드문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판결이 갖는 가치는 파탄주의에 기초한 이혼판결을 할 경우, 법원이 고려해야 할 점에 대한 일응의 기준을 제시하였다는 점이다. 즉, 파탄주의에 기초한 이혼판결을 위해서는 부부 간의 혼인 관계가 파탄되어야 할뿐더러 파탄 상태가 고착되어 부부가 더 이상 부부공동생활을 영위한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는 것이다. 실무상 위 판결은 혼인관계 파탄 후 상간자와의 부정행위를 정당화하려는 논리로 많이 인용되어 왔지만, 정작 재판에서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편인데, 이는 우리 법원이 여전히 유책주의를 중심으로 재판상 이혼 여부를 판단하고 있고, 예외적으로 파탄주의에 기초한 판단을 내릴 경우에는 위 대법원 판례가 제시한 조건에 부합하는 때에만 재판상 이혼을 판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 위 쟁점과는 별개로, 부부 간의 동거, 부양, 협조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우리 민법의 태도에 비추어 보았을 때 정조의무는 별도의 규정 없이도 당연히 준수되어야 할 부부 간의 법적 의무라 할 수 있는바, 이를 위반한 부부 일방과 상간자의 성적 행위에 대하여 부부 중 다른 일방이 상간자에 대하여 정신적 손해배상(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론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