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공무원으로 재직하던 시절, 사실혼 관계였던 배우자도 남편 사망이후 공무원 퇴직연금을 승계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는 갑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퇴직유존연금 승례불승인 결정취소소송(2020구합75675)에서 최근 2021년 6월경 원고 승소 판결을 하였습니다.
갑씨는 1970년 경부터 유부남인 공무원 을씨와 사실혼 관계를 유지했는데,
30여년이 지난 2006년경 을씨의 법률상배우자인 정씨가 사망하자, 보름 후 을씨와 혼인신고를 했다.
을씨가 지난 2020년 4월 사망하자, 갑씨는 공무원연금공단에 남편 을씨가 1986년부터 공무원퇴직 후 받아왔던 연금을 이어받겠다며
유족연금 승계를 신청했다.
그러나 공단은 같은해 6월, “갑씨는 고인인 을씨의 공무원 재직 당시 혼인관계에 있었다고 인정되지 않으므로 유족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거부했고, 갑씨는 이에 반발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공무원연금법상 유족연금은 공무원이었던 사람이 사망한 경우 그에 의해 부양되고 있던 유족의 생활보장과
복리향상을 목적으로 한다.
갑씨는 을씨가 공무원으로 재직하던 기간과 퇴직 후 사망할때까지 동거하며,
두 자녀를 낳아 기르고, 서로 부양하면서 함께 가정을 이루고 생활해 공무원 유족의 생활보장 등을 목적으로 하는 유족연금 제도의 취지를 고려할때 갑씨가 을씨의 배우자로서 퇴직연금을 승계할 유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을씨가 퇴직할때까지 정씨와 법률혼 관계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달리 볼 것은 아니다”
“갑씨는 을씨의 배우자로서 명절 차례 등을 준비하거나, 정년퇴임식에도 참석했다.
두 자녀들은 정씨를 모친으로 출생신고가 되어 있으냐, 학교 생활기록부 가족상황에 갑씨와 을씨가 부모로 기재되어 있고,
2018년에는 갑씨와의 사이에 친생자관계가 존재함을 확인하는 판결이 확정돼 가족관계등록부가 정정되기도 했다.
을씨의 과거 직장동료는 당시 을씨의 집에는 갑씨와 두 자녀 등 총 4명의 식구가 살고 있었다는 사실확인서를 작성했으며,
을씨가 갑씨와 사실혼관계를 계속하는 동안 법률상 배우자인 정씨와도 교루하며 이따금씩 동거하고, 그와의 자녀들을 부양하는 등
가정을 이뤄 관계를 지속했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어,
법률혼은 사실상해소된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하였다.
이로 인하여 사실혼 관계 배우자도, 사망한 남편의 공무원 퇴직연금 승계가 가능하게 되었다.